맛 시음기
[이탈리아 맥주] 페로니 나스트 라즈로(Peroni Nastro Azzurro)
피자, 파스타, 리조또 같은 이탈리아 음식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하고 흔히 접할 수 있는 것이 된 반면, 이탈리아 맥주는 상대적으로 흔치 않은 느낌이다.
그래도 흔히 접할 수 있는 이탈리아 맥주가 있다면, 역시나 편의점에서 파는 '페로니' 가 유일무이 하지 않을까 싶다. (내가 이거 말고 다른 이탈리아 맥주를 못봐서...) 아무튼 우리나라에도 수입된 만큼, 페로니는 이탈리아에서는 더욱 흔한 국민 맥주라고 한다. 페로니를 검색해보니 이탈리아가서 마시고 왔다는 사람들이 꽤 눈에 띈다.
풀네임은 '페로니 나스트 라즈로' 라고 하는데 페로니 뒤의 말이 읽기 어려우니 보통은 생략해서 그냥 페로니로 부른다. 하지만, 페로니는 사실 맥주 이름이라기보다는 이 맥주의 브루어리 이름이다. 어쨌거나 우리에겐 페로니로 통용되니까 (복잡하기도하고) 그냥 그렇게 부르기로 한다... 캔에도 대문짝만하게 들어오는 글자는 'PERONI' 뿐이지 않나.
이렇게 잔에 따라보면 샛노란 빛의 맥주를 볼 수 있다. 조명이 노래서 원래 이것보다는 더 연한 빛깔로, 필스너 우르켈보다 연한 보통의 라거 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거품은 보다시피 풍부하지만 성긴 거품이라 금방 꺼지는 편이다. 탄산감은 아주 세지는 않지만 느끼한 음식과 함께한다면 적당한 정도일 것 같다.
도수는 5.1% 인데 알코올 맛은 거의 나지 않는 편이다.
청량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나는데, 그 고소한 맛의 정체는 바로 '옥수수'다. 나는 성분표를 보고 옥수수가 첨가되었다는 걸 알았지만 미감이 매우 뛰어난 사람들은 곧바로 옥수수 향을 간파할지도 모른다.
페로니는 이탈리아의 국민맥주인만큼 파스타와 피자와 잘 어울릴 듯 한데, 나는 그냥 냉장고 사정에 맞추어... 만두와 함께 먹었다.
그치만 나름 이탈리아 스타일(?)로 버터에 구워봤는데, 버터향이 은근히 나는 만두와도 궁합이 잘 맞았다.
여기서.. 나만의 만두굽는 레시피를 잠깐 소개하자면,
1. 살짝 달군 후라이팬에 식용유와 물을 2:1 비율로 올린다.
2. 적당히 달궈지면 만두를 올리고 후라이팬 뚜껑을 덮어둔다. (너무 뜨거운 상태에서 만두를 올리면 기름과 물이 마구 튈 수 있으니 조심!!! 살짝 찐듯한 효과를 주기 위해 뚜껑을 덮습니다)
3. 만두 속이 말랑말랑해지면 뚜껑을 열고 버터를 후라이팬에 녹여 앞뒤로 한번씩 더 구워준다.
그런데, 이렇게 먹고 좀 부족해서 기네스를 한 캔 더 까고... 하프앤하프를 만들어 먹었다.
부족하다기보단 페로니가 기네스와의 궁합이 좋을 것 같아서 한 번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고 할 수 있....는데.... (과연?)
참고로 하프앤하프는 다양한 라거에 시도해 볼만하다. 맛의 차이는 있어도 실패할 확률은 매우 적을 것이다.
기네스의 고소함과 크리미한 거품에 라거의 톡쏘는 탄산과 깔끔한 쓴맛의 조화란 너무나 완벽하기 때문에. 회식자리에서 고진감래주 대신 기네스 하프앤하프를 만들어보자... ㅎㅎㅎㅎ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라거를 최대한 거품없이 잔의 반정도 따른 다음, 기네스를 붓는데, 층이 섞이지 않도록 컵 위에 수저를 위에 얹고 천천히 따라준다.
그러면 이렇게, 위에서 부터 기네스 거품층+기네스+페로니(그밖의 라거) 가 어우러진 하프앤하프 탄생!
잔은 튤립잔 외에도 다른 잔도 괜찮지만, 개인적으로는 입이 넓은 튤립잔이 꽤 적절하게 느껴졌다. 위에 거품층이 두텁게 올라가는 탓에 좁은 잔으로 만든다면 한 입 마실 때 거품만 마시게될 수도 있다. 그러니 되도록이면 좁고 긴 잔보다는 넓은 잔에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기네스와의 조화는 기대했던 대로!?
아주 좋다. 페로니는 쓴맛도 강하지 않고 다른 향도 특별히 강하지 않으나 탄산이 적당하기 때문에 기네스의 향을 헤치지 않으면서 탄산을 보완해주는 느낌이다.
이탈리아 음식에 아일랜드 맥주인 기네스+이탈리아 맥주 페로니를 곁들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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