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일기 (4) 썸네일형 리스트형 언젠가 나도 그런 적이 있었지 - 최은영, <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작가의 두번째 단편소설집 은 그의 첫 번째 소설집인 보다는 다소 연하다는 느낌을 준다. 이 말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들도 많겠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에 수록된 소설들이 대체로 좀 더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는데, 은 강렬하다기보다는 아련했다. 이전 작품집 를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최은영의 문체는 시 같다. 짧게 짧게 끊어지는 문장들이 많아 소리내어 읽으면 리듬감이 느껴진다. 낯선 단어가 없어서 읽기에도 편안하다. 그러면서도 소설 속 장면 장면이 마치 영화처럼 그려진다. 영화로 치자면 상징적인 장면들이 잘 직조되어있고, 컷이 속도감 있으면서도 어지럽지 않게 배열되어있다. 최은영 작가는 작품을 쓸 때 자신의 감정을 90퍼센트 이상 담아낸다고 말했다고 한다. (기사 참고: 이투데이- 최은영 "' 내.. 잔잔하게 깊은 소설집 - 최은영, <쇼코의 미소> 는 최은영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이 소설집의 첫 작품으로 수록된 단편소설 '쇼코의 미소' 는 최은영 작가의 등단작이기도 하다. 첫 소설집이기 때문인지 작품 하나 하나가 대체로 강렬한 인상을 준다. 강렬하지만 전반적으로 잔잔한 문체로 등장인물들의 심정에 몰입하게 만든다는 것이 이 작가의 매력인 것 같다. 이 소설집에는 총 7개의 단편이 수록되어있는데, 여기에 수록된 작품의 공통점을 꼽자면 모두 '관계의 단절'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그 단절의 이유나 단절된 이후의 인물 간의 관계는 조금씩 다르다. 개인적으로 가장 몰입되었던 소설은 '한지와 영주'다. 영주는 프랑스의 수도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중에 흑인 한지와 우정을 맺게 된다. 그러다 이유를 알 수 없이 어느날엔가 한지는 영주로부터 멀어지게 .. 환경주의자 지구인과 외계인의 사랑이야기- 정세랑 장편소설, <지구에서 한아뿐> 정세랑의 단편 소설집에 이어 장편 소설인 을 읽었다. 단편 소설과는 어떤 다른 느낌이 있을까 궁금했다. 이 작품은 책 표지의 소개 글에도 나와 있듯 외계인과 지구인의 사랑 이야기이다. 정말 독특한 사랑이야기이다. 지구인의 모습으로 나타난 외계인과 환경주의자 지구인인 '한아'의 사랑이야기인데, 뻔한 구석도 있다면 있지만 대체로 정세랑이 그리는 사랑이야기는 뻔하지 만은 않다. 현실에 기반하고 있지만 둘 사이의 관계에서만 벌어지는 일들은 SF영화에 나올법하다. 그렇지만 굉장한 스케일이 아니라 소시민적인 SF 영화라고 해야할까. 그런 부분이 독특하다고 느꼈다. 스토리 전개 자체가 꽤 흡입력이 있기도 하고, 등장인물 간의 관계가 장편소설 치고는 단순해서 쉽게 읽을 수 있는 듯하다. 또한 작중에서 중간중간 묘사되는.. 판타지와 현실의 경계에서 보다 현실적인- 정세랑 소설집, <옥상에서 만나요> 올해 나는 서른을 맞았고, 서른이 되어 처음 읽은 소설책이 정세랑의 단편 소설집, 였다. 책 리뷰를 하는데 굳이 내 나이를 먼저 언급하게 된 까닭은 대략 나이대의 여성들이 더욱 공감할만한 소설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작가인 정세랑도 1984년생으로 삼십대 중후반 정도로 나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다. 소설을 그리 많이 읽는 편은 아니지만 원로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읽다가 젊은 작가의 소설을 읽으니 확실히 신선하고 재밌는 표현들이 많다는 느낌을 받았다. 인상깊었던 건 이 단편집의 첫 소설, "웨딩드레스44" 이 소설의 형식이 매우 특이하다. 어떤 밋밋한 웨딩드레스에 대한 소개로 시작되고 그 웨딩드레스를 거쳐간 44명의 여성에 대한 짤막한 이야기들이 묶여있다. 이야기라기엔 정말 아주 짧게 두 문..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