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추운 겨울에는 맥주를 어디 나가서 마시는 것보다 집에서 마시는게 그렇게 아늑하고 좋을 수가 없다.
물론 사계절 중 그 어느 때 안 마시겠냐마는... 다른 계절에 비해 '혼맥'을 더 많이 하게 되는 때가 딱 이시기가 아닌가 싶다. 조금 있으면 연말이기도 하니 그 전에는 돈을 좀 모으기도 해야겠고 일도 바쁘니 약속을 잡을 시간이 없는 게 바로 이시기 아닌가.
어쨌든 블로그에는 처음으로 맥주 시음기를 올려본다. 맥주 맛과 향에 대해 논하기에는 혀는 나름대로 예민하다고 생각하지만 표현력이 그에 비해 섬세하지 못하므로 보시는 분이 있다면 그런 부분은 감안하여주시기 바란다. 좀 더 독특하고 쉽게 접하기 어려운 맥주들은 나의 '맥덕력'을 더 많이 기른 후에 차근차근 올릴 계획이다.
그런 고로, 먼저 대체로 어느 편의점에나 어느 대형마트에나 가도 정말 흔히 볼 수 있으면서도 맛있고 인기많은 맥주를 다뤄보고자 한다.
바로 요것, 스텔라 아르투아(Stella Artois)
맥주 조금 마셔봤다하는 사람들끼리는 '스텔라'라고만 말하면 이 맥주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아르투아라고 읽는다는 건 맥주 캔에 한글로 상표명이 쓰여져 있는 것을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다보면 알 수 있는데, 그냥 읽으면... 아마도 나처럼 스텔라 알토이스?!! 로 읽게 될 것이다.
어쨌든, 벨기에 맥주이니까 영어식으로 읽지 말고 벨기에 에서는 그냥 이렇게 읽나보다 하고 기억해보자. 스텔라 아르투아! 왠지 마법주문같은 이름이다.
매우 기쁘게도, 스텔라 아르투아 전용잔은 쉽게 구할 수 있는 편이다. 홈플러스나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서 종종 맥주 전용잔과 함께 맥주를 셋트로 묶어서 판매할 때가 있는데, 내가 갖고 있는 전용잔들은 모두 그럴 때 하나씩 구비하게 된 것이다.
스텔라 아르투아 전용잔은 무엇보다 예쁘기도 하기 때문에, 꼭 스텔라를 따라 먹지 않더라도 전용잔 기획전이 있다면 그 기회를 놓치지 말고 장만하기를 추천한다.
또한 어떤 형태의 잔과 어떤 종류의 맥주가 잘 어울리는지를 대략적으로라도 알고 있다면 본인의 취향에 맞는 맥주를 더 잘 즐기기 위해 어떤 잔이 필요한지 판단하는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맥주 전용잔을 샀을 때 더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나도 아직은 잘 모르지만, 흔히 마실 수 있는 맥주를 어떤 흔히 구할 수 있는 잔에 따라마실 수 있는지에 대해 '곧'(?) 정리해서 올려보고자 한다.
시음기는 지난번 만들었던 몰스킨의 비어 패션탬플릿을 활용해서 작성해보았다.
저 빈칸을 채우기 위해서 캔의 라벨을 자세히 보게 되는 건 이점 아닌 이점이다. 본격 연구하는 느낌...
스텔라 아르투아는 벨지안 라거라고 적혀있는데, 검색을 해보면 필스너라고 나오기도 한다. 이게 어찌된 일일까?!! 뭐가 맞는 정보일까?
간단히 말해, 필스너는 사실 라거의 한 종류이다. 그래서 둘 다 맞는 말이다.
맥주 종류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구체적으로 따로 다뤄보겠지만, 대략 맥주가 라거와 에일 스타우트로 나뉜다는 것은 세계맥주나 여러 수제맥주를 어느 정도 접해 본 사람이라면 알고 있을 것이다. 여기서 더 세분화하게 되면 좀 복잡해지는데, 일단은 스텔라 아르투아에 대해 아는 척을 좀 해보고 싶다면 필스너는 라거의 한 종류라는 것, 이것만 기억해보자.
그런데 필스너라고 하면 '필스너 우르켈'이라는 맥주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게, 엄밀히 따지자면 사실 처음부터 필스너는 맥주의 종류를 칭하는 말이 아니었다. 체코의 플젠지역에서 만든 그 맥주의 이름일 뿐인 것이 맞다.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그 필스너 우르켈이 굉장히 인기를 끌어서 다른 나라에서도 너도나도 비슷한 맥주들을 제조하여 '필스너'라고 이름붙여 팔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그 이름이 상표가 아니라 맥주 종류를 의미하는 말이 되어버린 것이다. (나무위키: 필스너 우르켈 참조)
따라서 필스너라는 이름이 붙은 맥주들은 맑고 황금색인 라거 중에서도 홉의 향이 강조된 라거라고 이해하면 되며, 필스너 뒤에 우르켈이라는 말이 붙게 된 것은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이 필스너의 원조(Urequell: Original의 의미)임을 표시하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벨지안 라거이면서 필스너에 속해있기도 한 스텔라 아르투아이므로, 앞으로 필스너류의 맥주를 먹는다면 스텔라 전용잔에 따라마셔도 되겠다.
스텔라 아르투아는 필스너의 원조인 필스너 우르켈에 비하면 씁쓸한 맛이 덜하고, 좀 더 가볍고 향기로운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쓴맛과 탄산감이 적당해서 무난하고 맛있는 맥주를 찾는다면 언제든 권할만하다.
나는 집에 있던 요거트 아몬드 몇알을 안주로 함께 먹었는데, 그리 잘 어울리는 안주는 아니었다. 안주는 뭐가 더 잘 어울릴지 찾아서 먹어보도록 하자.
참고로 얘기하자면 청량하면서도 홉이 강조된 씁쓸한 라거류는 쓴맛을 중화시켜줄 수 있도록 감칠 맛나는 치즈나 짠맛이나는 토마토같은 채소를 곁들이면 잘 어울린다고 한다. 잘 모르겠다면 그냥 맥주만 마시는게 제일 좋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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