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평범하게 사는 얘기

텀블벅 펀딩 도전기 1. 운동기록 전용 다이어리 <운동일기장> 출시

운동을 정말 싫어하던 내가 이런 걸 만들게 될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텐데, 나는 2016년부터 클라이밍을 만나게 된 이후로 정말 많이 변했다. 체형도 많이 변화했고, 제작년 말쯤부터는 클라이밍을 꾸준히 하면서도 크로스핏, 필라테스, 헬스, 자전거와 같은 다른 운동들도 즐기게 되면서 운동에 대한 마인드 자체가 달라진 것 같다.

그러다 운동 자체에 초점을 맞추어 기록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게 되었고, 애플워치와 각종 어플 <짐데이> <Strava> 을 이용한 기록만으로는 부족해졌다. 헬스를 할 때는 짐데이 어플의 오류와 허점들을 참지 못하고... 아이폰 메모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또한 나는 헬스만 하는 것이 아니어서 다양한 운동을 한 번에 기록하고 한눈에 볼 수 있는 뭔가가 필요했다. 나는 아날로그적인 인간이라 주절주절 쓰는 것을 좋아하기도 해서 다이어리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식단 기록' 과 '다이어트' 에 초점이 맞춰진 다이어리는 있었으나 운동만을 타겟으로 한 다이어리를 찾기가 어려웠다. 

 "수요가 없어서 일까?"  

라고 생각했다가 그냥 내가 필요하니 만들어보자- 싶었다. 그리고는 친구에게 한 번 얘기해보았다. (흰색 말풍선이 나, 노란 말풍선이 같이 제작하게 된 친구)

운동일기장을 시작하게 된 계기

요가와 러닝을 주로 하고 있던 친구도 기록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이미 그런 아이디어를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했다. 우연히 하게 된 생각이 친구와 맞아떨어지게 되다니 신기했다. 그리고는 이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 수요는 아니더라도 우리처럼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분명이 있을 거라고.

그리고는 작년 11월부터 준비하기 시작하였는데 다이어리 수요가 많아지는 연말 쯤에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가 생각보다 준비할 게 더 많다는 걸 깨닫고 조금씩 일정이 뒤로 늦춰지는 바람에 2020년 1월 30일에 드디어 텀블벅 펀딩을 오픈하게 되었다.

운동일기장 펀딩 상황: 2020년 2월 6일(목) 기준

목표금액은 펀딩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아이디어를 뺏길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탓에, 지인들을 매수하면 달성할 수 있을 만큼정도로 최소한으로 잡아 500,000원으로 설정하였다. 

기대보다 목표금액은 더 빠른 속도로 달성할 수 있었다. 오픈 약 24시간 만에 달성률 100% 를 넘겼고, 3일차 부터는 상승세가 수그러들면서 오픈 일주일 차인 오늘은 펀딩 목표금액 대비 달성률 167%가 되었다. 사실 실질적인 성공이라고 볼 수 있는 금액은 달성률 300%인 150만원정도라고 보고 있다.

제품의 적당한 단가가 나오기 위해서는 최소수량 500부와 스티커도 최소수량 1,000장은 제작해야 하는데 이러한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최소 150만원은 달성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그냥 제작하고 싶으니까 적자를 보더라도 일단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가고 있다. 리워드 구성은 아래와 같이 하였는데 기본세트들을 제외하고 얼리버드 세트의 가격을 너무 파격적으로 (소비자의 마음에서만) 책정한 탓에 이미 돈을 벌기엔 글러먹은 프로젝트가 되었다. 그래서 이번엔 얼리버드만이라도 다 팔고 조금이라도 유명세를 타서 앵콜 펀딩을 하거나 나중에 다시 판매를 할 수 있는 발판이 되는 것을 의의로 삼고 있다.

처음이라 서툰 부분이 많았지만 제품 자체는 제작자인 나와 친구의 기대보다 훨씬 잘 나왔고 가치있는 일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이라기보다는 "운동을 위한 운동기록장"을 만들었다는 것. 그 운동이 어떤 특정한 종목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운동을 기록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이 이 <운동일기장>의 좋은 점이다.

본 제품을 제작하면서 제작자들과 제작자의 지인 2명 정도가 <운동일기장>의 시제품을 써보았는데, 평소에 기록을 잘 하지 않던 사람도 이 기록을 하기 위해 운동을 하게 된다는 이점이 있기도 했다.

운동을 한 후에 기록을 하며 돌아보면 운동을 했던 기억이 증발하지 않고 다음의 운동에 그 자체로 긍정적인 피드백이 되기도 한다. 기록은 모든 것을 명확하게 해주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그저 즐거워서 하던 운동에 대해서도 명확한 목표가 생길 수도 있다. 오늘은 10km를 달렸다면 내일은 10.2km를 달려보는 것과 같이. 목표지향적인 사람이 아니더라도 어느 부분에서 숨이 찼는지- 어디가 힘들었는지, 운동을 하다가 어디에 통증이 생기기 시작했는지 등을 기록하는 것도 중요하다. 뚜렷한 피드백과 내 몸에 대한 보살핌없는 운동은 가학이 되므로. 무엇보다 <운동일기장>은 내 컨디션을 살피며 운동 스케쥴을 예측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기록이 조금 더 많이 쌓이면 더욱 구체적으로 몸의 자극에 대해 돌아보게 되는 습관을 갖게 될 것이다.

기록 샘플들은 운동일기장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training_note)에 업로드 하고 있다. 나도 이 기록이 꾸준히 쌓이면 스스로 무엇을 발견하게 될지, 어떤 변화를 겪게 될지 기대하며 운동을 지속해나가고 있다.

평소에 운동을 열심히 하지만 정체기를 겪고 있는 사람이나 트레이닝을 위해 기록을 열심히 하는 사람, 단기적으로 가열차게 몸관리를 하고자 하는 사람, 운동을 시작하는 초보자들에게 이 다이어리를 추천하고 싶다.

<운동일기장> 텀블벅 후원하기: 2020년 2월 29일 마감

https://tumblbug.com/training_note/